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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유발 하라리 대담 정리: AI 시대, 공공의 역할과 정치의 책임

    지난 3월 2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세계적 석학이자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전 히브리대 교수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인공지능(AI)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대담은 단순한 기술 담론을 넘어, AI 시대의 사회적 구조와 정치의 역할, 그리고 공공의 책임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눈 자리였습니다.

     

    AI 산업에 대한 공공 투자: 'K-엔비디아' 구상

     

    이재명 대표는 대담에서 최근 자신이 제안한 'K-엔비디아 지분 공유론'을 언급하며, AI 산업 발전의 과실이 특정 대기업이나 소수에게 독점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는 "기술 개발 능력을 보유한 거대 기업이 막대한 부를 누릴 수밖에 없다"며 "AI 산업에 대한 공공부문의 투자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공공 자본이 산업에 참여하여 수익을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 대표는 이를 통해 기술 발전이 가져올 부의 편중을 완화하고, 국민이 직접 AI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주장이 일부에게서 '공산주의적'이라고 비판받았다고 밝혔지만, 그만큼 논의가 필요한 주제라고 평가했습니다.

    하라리의 역사적 관점: 정부의 개입은 필수

    이에 대해 유발 하라리 교수는 자신이 경제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제적 판단은 피하면서도, 19세기 산업혁명 당시 아동 노동 문제를 예로 들어 정부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당시 기업들은 아동 노동력을 착취했으며, 정부의 개입 없이는 이를 막을 수 없었다"며 "오늘날의 AI 시대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라리는 AI가 인간을 대체하게 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복지와 재교육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인간이 평생 수십 번의 직업을 바꾸며 스스로를 재창조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와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AI 알고리즘과 민주주의의 위기

    이번 대담에서는 AI 알고리즘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었습니다.

    하라리는 AI 기술이 정보 흐름을 통제하면서 인간의 대화 구조와 민주적 절차를 왜곡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AI가 인간을 가장해 대화에 끼어드는 것은 심각한 민주주의 위협"이라며, AI의 정체를 명확히 밝히도록 법적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이재명 대표 역시 AI가 특정한 방향으로 인간의 사고를 몰아가는 문제를 지적하며, 특히 청소년 세대의 비판적 사고 능력 약화를 우려했습니다.

    두 사람은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와 디지털 소양 교육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국제 질서와 AI 윤리: 신뢰와 협력의 필요성

     

    하라리는 AI가 핵무기보다도 위험한 기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AI 기술이 일부 국가에 의해 독점될 경우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가 등장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AI 시대의 경쟁에서 승자는 특정 국가가 아니라 AI 그 자체가 될 수 있다"며, 국제적 협력과 규범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도 AI 기술의 혜택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그는 "결국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의 이익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며, 기술 발전이 격차가 아닌 공유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론: AI 시대의 중심은 인간

    이번 대담의 핵심은 'AI 시대에도 인간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AI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이제는 AI 활용법도 국민 교육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라리 역시 "AI는 인류가 만든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동시에 문명을 파괴할 수도 있는 도구"라며, 결국 인간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와 학문, 철학이 만난 이번 대담은 AI 시대를 살아갈 모든 이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AI는 기술 이상의 존재로,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가에 대한 물음에 답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자리였습니다.